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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 감상

카페/와인바 NEGA가 용산의 빛을 모으는 방법

by oden 202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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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 Wine Bar

NEGA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1길 21 5층

 


 

01 공간 정보

방문 시기: 2022. 03.27

공간 장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1길 21 5층

공간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nega_iso/

예약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nega_iso/

요금: 이미지 참고

NEGA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1길 21 5층

* 노키즈존

* 엘리베이터 없음

* 남녀공용 화장실 (키 有)

 


 

02 공간 추가 정보

NEGA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았습니다.

검색과 자의적 해석으로 이루어진 글로써... 절대로 오피셜이 아니라는 점.

우선 프로필 사진을 볼까요.

위아래에 볼딕한 폰트로 심플한 라인이 이루어져 있는데요.

정방향으로 놓인 NEGA 로고는 구멍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쩐지 익숙한 색감이지 않나요?

저는 코닥 필름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NEGA는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을까요?

포스팅 하고 한참 지나 인스타그램을 다시 확인했는데, 포스팅 할 때엔 미처 발견하지 못 한 iso가 보였습니다.

카메라를 다루어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iso는 사진 찍을 때 중요한 요소이죠?

제가 포스팅했던 것처럼 카메라와 관련된 공간이 맞구나, 확신했습니다.

해서 NEGA 역시 카메라와 관련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찾아보았는데요,

아래와 같이 네거티브 필름(negative film)이라는 용어가 있었습니다.

음화(陰畫)를 만드는 데 쓰는 필름. 밝은 부분은 어둡게, 어두운 부분은 밝게 나타난다.

출처 wordrow

 

NEGA는 음화의 물성을 지니고 있었군요.

인화과정에서 음화가 인화지에 옮겨지며 촬영한 대상의 원래 색조가 돌아온다고 하는데, 공간이 지향하는 바는 아주 명확합니다. 이제 다시 22. 03. 29.에 적은 내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NEGA에 가면 사진에 관한 오브제가 많아요. 실물화상기라든지, 조명기기라든지.

사장님이 사진을 좋아하셔서 소품을 가져다 두셨다는 블로그 후기를 봤어요.

그래서인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도 빛에 집중해서 찍은 공통점이 보이지 않나요?

 

https://www.instagram.com/nega_iso/

아래로는 사진이 쓰인 공간을 포스팅해두었습니다.

 

평소에 코드는 너저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애써 가리거나 정리하고는 했는데,

NEGA에서 배치해둔 스탠드형 조명은 선마저도 참 감각적으로 걸려 있네요.

오른쪽 구석을 보시면 합판으로 만든 액자와 사진, 그리고 실물화상기가 있습니다.

필름을 올려두셨는데, 될 수 있으면 가까운 자리에 앉으시는 게 감상에 좋을 듯해요.

주말 오후에는 방문객이 많습니다. 저무는 빛이 참 예쁘게 드는 카페라서요.

카운터 뒤에 걸린 사진은 직접 찍으신 사진일까요?

합판 카운터와 정제되지 않은 액자, 모노톤의 물건은 모두 일정한 무드를 공유합니다.

누군가의 목공소에 놀러온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03 공간 후기

 

NEGA의 광집은 창으로부터 시작되는데요.

저 거대한 썬캐쳐가 다양한 형태의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을 공간에 나누게 됩니다.

썬캐쳐는 흐름에 천천히 자전하며 어느 순간 꼭 해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산란하는 빛이 물비늘처럼 벽면에 반사되고,

사람들은 곧잘 말을 잃고 움직임을 바라봅니다.

 

커피머신 없이 운영되는 카페이기 때문에 커피 종류는 필터커피로만 서비스됩니다.

12시부터 6시까지는 카페로 운영되고 6시부터 11시까지는 와인바로 운영됩니다.

내추럴 와인도 일부 취급하시는 듯합니다.

다른 리뷰를 보아도 차 종류가 좋다고 하던데, 저는 차를 즐긴 적이 없어서 필터 커피 중 콜롬비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고소함 없이 산미와 감초맛이 입안을 감돌았는데, 어쩐지 커피라고 하기에는 찻잎과 섞인 느낌이었습니다.

제법 새로웠습니다.

\6000

 

LP, CD도 여럿 구비하여 틀어두고 계셨는데요.

인테리어 무드를 통일하신 점과 다르게 오브제는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야 차를 다루는 카페인데, 내추럴 와인도 취급하시고, LP바처럼 음악도 트니까요.

단순히 컨셉을 지닌 가게가 아닌 사장님의 애착이 담긴 공간으로 보였습니다.

사장님이 좋아하는 물건을 그때그때 공유하고자 배치해두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NEGA가 단지 가게가 아닌 작업실이자 제2의 친숙한 공간으로 두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전해져서일까요? 사람들은 작업할 수 있는 카페로도 후기를 남기시더군요.

실제로 테이블의 높이가 아주 편안했고, 노트북을 가져와 작업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시야보다 낮은 곳에 오브제가 배치되어 있어 불안한 감정을 최소화시켰고,

긴장된 마음으로 5층 카페를 찾은 우리를 더욱더 느슨해질 수 있게 합니다.

용접도 하고 드릴도 박고, 합판도 제작하는 목공소 스튜디오에 합류한 것처럼 자연스럽게요.

NEGA에서 나와 대로변으로 나오면 NEGA가 한껏 모아서 보여주었던 빛을 오롯이 만날 수 있습니다.

5층에서 빙글빙글 돌며 내려가다 보면 바깥 공기가 천천히 코 점막에 스미고,

우리는 옷깃 여미며 다시 긴장된 몸으로 돌아오겠지만

용산을 내리쬐는 빛은 여전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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