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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 감상

칵테일바 - 교집합. 공간을 잇다

by oden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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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막차 시간이 무진장 빠른 편이다. 퇴근하고 영화 한 편 보면 집 가야 하는 시간이라, 마포구 주변에서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왔다.

사실 헤매고 찾을 일도 거의 없는 게, 입구에서부터 네온 이 쏟아져 나와서 금방 눈이 간다.

https://www.instagram.com/gyoziphop_/

오늘 간 곳은 합정술집 교집합.

 

옥보단, 갓파더, 카나페, 기본안주 프레첼

 

보다시피 칵테일을 파는 곳이다.

난 갓파더, 친구는 옥보단 마셨는데 둘 다 살짝 달달해서 가볍게 먹기 좋다.

옥보단 : 보통 흰 설탕을 발라주는데, 여기는 좀 색색깔로 사진이 잘 나오는 설탕을 뿌려줌

갓파더 : 보통 위스키에 시나몬 맛만 나고 빨리 취하고 싶을 때 마시는 술인데, 여기는 즐기면서 오래 마실 수 있다. 갓파더는 원체 세서 가끔만 마시는데 여긴 괜찮을 듯? 물론 한 잔 다 마시면 알딸딸한 건 마찬가지(본인 주량 소주 2병)

치즈 카나페 : 이게 진짜 신기한 맛임...... 치즈에서 셔벗 맛이 난다. 알코올 때문에 뜨거워진 입안 점막에다 아이스크림을 발라서 진정시켜주는 것 같음. 좋은 선택이었다.

 

횡단보도 건너기 전에 급하게 찍은 사진인데 누가 봐도 네온!!! 한 곳이 있다ㅋㅋ

사실 합정역 7번 출구 주변은 사실 술집이 모인 젊은 이들의 전유라기 보다는 좀 더 주거지역 같은 분위기를 준다고 생각했는데, 디제잉 하는 술집이 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질감이 있다.

그 언밸런스에서부터 뜨기 전 연남, 뜨기 전 망원의 다시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라색 핑크색 빨간색 메인 컬러로 외부와 내부를 동일하게 맞췄다.

입간판이나 외벽간판을 보면 좀 다른 감성을 지향하는 걸 알아볼 수 있다.

누가 간판에 웃다 만 것처럼 zzzzzㅋㅋ 이러죠? 여기서 위트가 보여서 재밌었다ㅋㅋ

그리고 교집합이라는 간판!

물에 반사된 것처럼 글자를 뒤집었는데,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교집합은 요렇게 생겼음. 어딘가 비슷하지 않은지?

 

GYO(교)의 O를 일부러 겹치게끔 한 재치가 보인다.

대개 공간은 동그라미로 표시하고는 하지.

교집합은 커피, 맥주, 라운지, 스튜디오를 모두 취급하기에 합정술집 모든 공간의 교집합(복합 공간)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뭔가 별나라로 들어가는 느낌인데, 계단을 꺾어서 들어가면 또 새파란 느낌이다.

 

들어가는 골목에 붙은 포스터들은 교집합에서 칵테일만 팔지 않는다는 걸 증빙하듯 공연 포스터가 대부분이다. 교집합 인스타그램은 대개 공연 포스터가 올라오는데, 나는 인디밴드만 가 봐서 이런 공연이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

나중에 살짝 구경하러 와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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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칵테일 바답게 칵테일이 주류인데, 소주도 판다! 소주 파는 게 신기했다.

바를 위쪽을 보면 발베니 패키지도 있고, 잭다니엘부터 이런저런 공병들이 많다. 위스키 마셔도 좋았을 법했다.

요즘 이렇게 한강 유튜브 틀어놓는 게 유행인가 봐.

실내에서도 야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지 평온해졌다.

다만 진짜 야경을 보듯이 빔이 조금만 더 크면 좋을 것 같다.

 

옆에서 디제잉도 하고 있어서 오늘 공연하는 건가? 찾아보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공연이 아니어도 디제잉을 해준다는 건 또 하나 좋은 점 같음.

가장 가까운 공연은 6월 8일인 듯하니 관심 있다면 확인해 봐도 좋겠다.

사실 칵테일바에 취하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한 잔 들고 가볍게 분위기 즐기거나 이야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개 혼자 간 사람들은 바텐더와 대화를 하거나 하는데, 이곳은 원형의 테이블을 배치해 두어서 옆자리 사람들과 가볍게 말을 틀 수 있게끔 해두었다.

공간의 교집합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임이나 인간관계도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닌지. 교집합의 세심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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